| 경복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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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 화 문 광화문(光化門)은 경복궁으로 들어가는 동서남북 네 문 중에서 남쪽을 향하고 있는 정문으로 왕조의 위엄을 상징하는 문이다. '빛이 나라 밖 사방을 덮고 교화가 만방에 미친다'는 이름처럼 새 나라를 창업했던 드높은 기상이 서려있다. 처음 성문의 이름을 지은 정도전은 "이 문을 닫아서는 괴이한 말을 하는 부정한 백성을 거절하고, 이 문을 열어서는 사방의 어진 이를 오게 하리니 이것이 다 바르고 큰 것"이라는 뜻으로 오문(午門)이라 했는데 세종 때 광화문으로 바뀌었다. 광화문 원래의 건축양식을 보면 석축은 숭례문과 같은 수법이지만 숭례문에서와 같이 홍예문이 중앙 한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좌우에 각각 한 개씩 더 있어 중앙 홍예문은 군신이 출입하도록 하고 좌우로는 제신들이 출입하도록 하였다. 문루의 짜임은 하층 주간이 모두 개방되었고 상층은 판문을 달아 개폐하도록 하였다. 공포는 다포계로 외이출목, 내삼출목이나 내부쪽 처리는 말기적 수법인 운궁을 사용하였고 내목도리 아래에는 장화반을 놓고 공포간에는 포벽을 마련하였다. 가구수법은 그 골격은 숭례문과 대동소이하나 하층 대량이 고주에서 합보형식을 하고 대량과 2층마루와의 사이에 공간을 두고 있는 것은 숭례문과 다르다. 상하층 처마는 모두 겹처마이고 지붕은 우진각지붕으로 각 마루에는 취두, 용두, 잡상들이 배치되고 용마루 끝에는 용두를 달았다. 가운데 문 천장에는 남쪽을 수호하는 주작도가 그려져 있고, 동쪽 칸에는 천마도, 서쪽 칸에는 현무도가 그려져 있다. 광화문은 1926년 총독부 건물의 등장과 함께 일본인의 손에 의해 헐리게 되는 비운을 맞고 말았다. 총독부 건물의 시야를 터주기 위해 조선왕조 오백년의 권위와 정통성이 무너져 버린 것이다. 해체된 광화문은 경복궁 동쪽 건춘문 북쪽 담벼락으로 궁색하게 옮겨졌다. 그리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6.25전쟁 때에는 포탄을 맞아 잿더미로 변해 버렸고 돌 축대만이 덩그렇게 남게 되었다. 그후 폐허로 남아 있던 것을 제3공화국 때 다시 본래의 자리로 옮겨져 세워지게 되었는데 경악스럽게도 목재가 아닌 철근 콘크리트와 기둥과 서까래를 얹은 군사문화적 발상으로 또 한번의 수난을 겪고 말았다. 단청을 하여 겉으로 보기엔 고풍스런 옛집이지만 그 속에 위장된 시멘트 문화를 생각한다면 지난 시절 우리 문화재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새삼스럽게 상기시켜 주는 유산인 셈이다. 광화문의 문도 본래는 나무로 된 문짝이었는 이때에 철판으로 바뀌어 쿵쾅쿵쾅 쇳소리를 내지르고 있다.
참고문헌 :
2. 건 춘 문 건춘문은 경복궁의 동문으로 고종2년(1865)에 건립되었다. 이 문은 제형축대 위에 단층의 문루를 세웠고 성문 축대에는 중앙에 홍예문을 내어 내외로 출입하게 하였다. 건물은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전간이 모두 개방되었으며 공포는 이익공으로 무고주오량가로 간결하게 가구 되었는데 지붕고를 의식하였는지 대량과 종량 사이를 가깝게 밀접시켰으며 이 때문에 종향을 받쳐주는 동자주 대공이 약하여 대량 뒤에 뜬 창방을 넣어 보강시켜주고 있었는 것이 특이하다. 천정은 부설하지 않고 연등천정으로 되었으며 종량위의 파연대공이 유별나게 조각을 화려하게 하였다. 축대 위 건물 주변에는 여장을 돌려 내호시설을 하였으며 건물측면에 출입문을 별설, 여장과 연결시키고 있다. 건물내 상면은 중앙간에만 널마루를 깔았고 기타 면은 전돌을 부설하였다.
3. 영 추 문 영추문은 경복궁의 서문으로 이 문은 문무대신이 출입하던 통용문이다. 동문인 건춘문과 꼭같은 규모로서 정면 3칸, 측면 2칸의 문루로 된 이익공집 우진각지붕이다. 처마는 겹처마이고 각 지붕마루에는 양성이 되고 취두. 용두. 잡상이 얹혀 있다. 또 홍예문을 하나 내어 출입하게 한 축대 위에 단층의 누를 지었다. 현재의 건물은 최근 시멘트로 복원한 건물이다.
4. 신 무 문 이 문은 경복궁의 북문으로 짜임은 건춘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5. 해 치(해태) 상 지금의 해치는 광화문에 바짝 붙어 있지만 원래는 문의 남쪽 약 8.90미터 떨어진 곳에 앉아 있었다. 현재의 정부종합청사 정문 근처에 한 마리, 그 맞은편 길 건너에 한 마리가 있었던 것이다. 광화문 해치상은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이세욱이라는 뛰어난 석공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임금과 만조백관의 성원 속에 태어나 의연히 광화문을 지키던 이 해치상은 불행하게도 일제시대에 들어서 슬픈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1923년 10월 어느날 총독부 공사로 경복궁 담이 헐리고, 대궐터에 길이 뚫리고 모든 것이 만신창이가 되는 판국에 총독부청사 서편 담장 밑에 조금의 배려도 받지 못한 채 버려진 것이다. 이렇게 수모를 당했던 해치는 총독부건물이 완성된 후 청사 앞으로 다시 옮겨졌다. 그러다가 해방 후 제3공화국에 이르러 광화문이 제자리에 복원되면서 해치상도 지금의 자리로 옮겨 앉게 된 것이다. 이러한 슬픈 생애를 거쳤던 해치. 그런데 그 많은 동물 중에 하필이면 해치 한 쌍으로써 궁궐의 문을 지키게 하였을까? 해치는 요임금시대에 세상에 태어났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상상의 동물이었던 만큼 이름도 여러가지로 붙여졌다. 해천, 신양, 식죄, 해타 등으로 불리었던 것이다. 그러나 요즘 보통 부르고 있는 해태라는 말은 그 어원이 불분명한 것이다. 해치라는 짐승은 뿔을 하나 가진 동물로서 모습은 양을 닮았음을 알 수 있다. 대단히 영물스럽고 사람의 시비곡직을 판단하는 신령스러운 재주가 있어 성군을 도와 현명한 일을 많이 하였고, 만일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그 뿔로 덤비어 받아넘기는 '정의의 동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치를 궁문 앞에 세운 것은 바로 이러한 상징성 때문이다. 곧 현재 궁궐에 거처하고 있는 왕이 성군임을 칭송하는 의미도 되고, 한편으로는 백관들이 궁궐을 출입할 때 스스로의 마음을 가다듬고 경계하는 마음을 갖게 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그래서 당시에는 신하들로 하여금 해치가 세워진 자리에 이르면 말이나 탈것에서 내리게 하였다. 그것이 신하로서의 체통과 도리를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한편, 세상에 달리 전하는 말로는 화마를 제압하기 위하여 이 해치상을 만들었다고 하기도 한다. 그 내용인즉, 서울 성내의 궁전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대화재가 일어났던 것은 서울의 안산인 관악산이 화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풍수의 설을 믿고 관악산 상봉에 샘을 파고 구리로 용을 만들어 그 샘에 넣었으며, 또 광화문 앞 좌우에 해치상 한 쌍을 관악산을 보게 앉히어 화기를 진압하게 하였다는 말도 전한다.
참고문헌 :
6. 영제교와 서수 명당에는 반드시 구비되어야 할 조건이 많은데 그 중의 하나가 명당수이다. 경복궁의 명당수는 북악산록에서 발원하여 서쪽 담장을 따라 흐르다 영추문 근처에서 직각으로 꺾어져 홍예문과 근정문 사이를 지나 동남쪽 담을 통과해 청계천으로 흘러들어 간다. 풍수지리상 길하다고 하는 서류동입의 명당수인 셈이다. 영제교는 이 명당수를 건너는 다리로서 광화문과 홍예문을거쳐 들어온 만조백관이 근정전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건너야 할 다리이다. 무릇 다리란 실용적인 의미와 함께 또 하나의 상징성이 있으니 그것은 성스러운 내부공간과 일상적인 외부공간을 구분짓는 의미이다. 부처님이 계시는 불국토로 향하는 사찰입구에 이러한 다리가 자주 보이듯이 궁궐에도 이와 같이 상징성이 깃든 다리가 많다. 경복궁의 영제교, 창덕궁의 금천교, 창경궁의 옥천교 등이 모두 그러하다. 그러나 지금의 영제교는 명당수와는 전혀 무관하게 근정전 동쪽에 옮겨져 있다. 명당수의 흔적도 물론 보이지 않는다. 안내판에 그런 설명이 나와 있을리 없으니 모르고 지나가면 그곳에 그렇게 다리가 있었는 줄밖에 모른다. 하지만 영제교가 있어야 할 자리는 지금의 중앙박물관 자리이다. 흉악한 일제가 총독부 건물을 지울 때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명당수를 메워버리고 다리는 해체하여 수정전 앞뜰에 쌓아 두었는데 1970년대에 현재의 위치에 건설해 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영제교 밑으로는 당연히 물이 흐르지 않는다. 제 자리와 제 운명을 떠나 단순한 전시품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영제교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다리의 축대 좌우에 설치된 네 마리의 돌짐승 조각이다. 천록 또는 산예라고 부르는 상상의 동물인데 본래는 16마리가 지키고 있었다고 한다 겨드랑이와 뒷다리 부근에 갈기가 선명하고 정수리에는 뿔이 달려 있는 이 짐승은 삼엄한 눈길로 도랑을 쏘아보고 있다. 행여 물길을 타고 잠입할지 모를 사악한 것들을 색출하여 궁궐의 법전을 신성하게 지키고 있는 수문장인 것이다. 참고문헌 : '서울의 고궁산책' 허균, 효림
7. 근 정 문 이 문은 정전인 근정전의 정문으로서 근정전과 함께 고종 4년(1867)에 건립되었다. 근정문운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루문으로서 다포계 양식의 우진각 지붕 건물이다. 문비는 중앙주에 연하여 설치하였고 기단은 전면에 장대석을 쌓아 축단하고 삼간에 걸친 계단을 마련하였는데 중앙간 계단은 좌우에 소맷돌을 놓고 답도에는 봉황을 조각하여 장식하였다. 공포는 외이출목, 내삼출목의 다포인데 세부수법은 근정전과 같다.
8. 근정전 행각 근정전일곽의 행각은 근정문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에 둘러져 축을 근정전과 근정문에 두고 동서로 완전대칭형이다. 남의 행각은 근정문을 중앙에 두고 동서로 각각 15칸씩이며 북의 행각은 사정문을 중앙에 두고 동서로 각각 17개씩이다. 동서행각은 남행각과 북행각 양단에서 남북방향으로 연결되는데 동서가 각각 44칸씩 되었다. 동서양각에는 각각 남단으로부터 17칸째와 18칸째에 외부로 돌출된 융문루와 융무루가 붙어있다. 또한 남행각, 근정문 좌우에는 각각 일화문과 월화문이 있어 근정문을 통하지 않고 내외로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행각의 건축은 북행각을 제외하고는 모두 복랑형식으로 건물 양간 중앙에 중심주를 세웠으며 동서행각의 건물 높이를 세층으로 두어 북쪽이 남쪽보다 높게 되었다. 북행각은 사정전 일곽에서 출입할 수 있는 고방기능을 갖게 되어 있고 근정전 후방쪽은 토석장으로 폐쇠되어 있다. 행각의 건축양식은 간결한 익공식이며 중앙고주가 종량을 받치는 가구형식으로 지붕구조를 받게하고 있다. 벽의 설치는 외부쪽으로만 되고 내부는 열주식으로 개방하였다. 근정전으로 들어가려면 남쪽의 근정문을 통하는 것이 정식이다. 그러나 지금 근정문은 어느날 굳게 닫힌 채 열릴 줄을 모르고, 사람들은 정문을 버려두고 동쪽 회랑벽을 뚫고 근정전에 드나들고 있다.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근정전에서는 이 출입구뿐만 아니라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것이 또 있다. 요즘 경복궁은 옛 전각의 복원공사로 매우 어수선하다. 이 와중에 근정전 서쪽 행랑의 기와보수공사도 이루어졌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수리에 필요한 기와나 건축자재를 운반하기 위해서 서쪽 행랑의 벽을 헐고 그리로 드나들었다. 건축자재 운반의 편의를 위해서 실로 100년을 지켜온 행랑의 멀쩡한 벽을 무참히 헐어버린것이다. 또 최근의 일로 사정전 일곽의 보수공사가 시작되면서 사람들의 접근을 막기 위해 철판으로 담을 둘렀다. 그러다 보니 경회루로 통하는 길이 막혔다. 그래서 당국은 경회루를 찾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근정전 서쪽 행랑 두 칸을 털어내고 그리고 다니게 한 것이다. 털어 낸 사고석들이 지금 뒤쪽 담벼락 아래에 쓰레기 처럼 쌓여 있다. 어느곳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기막힌 문화재 보수작업이 근정전 행랑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참고문헌 : '서울의 고궁산책' 허균, 효림
9. 근 정 전 5칸 X 5칸 / 중층합각지붕 / 다포구조 근정전은 경복궁의 정전으로 임금이 신하들의 조례를 받던 곳이자 국가의식을 거행하고 외국사신을 접견하던 법전으로, 조선조 정전건축 중 가장 높고 큰 규모로서 광대한 실내공간을 형성한다. 1394년 태조 3년에 창건되었고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867년 고종 4년에 재건된 이 건물은 "아침에 정사를 보고 낮에 의견을 물으며 저녁에 정령을 닦고 밤에 몸을 편안히 한다"는 [시경]의 문구를 인용해 임금이 부지런히 정사를 돌본다는 뜻으로 정도전이 근정전이라 이름지었다. 근정전은 정면 5칸, 측면 5칸의 중층건물로 다포계 양식의 팔작지붕으로 되어 있다. 기단은 월대라 하여 2중 기단으로 되어있는데 상 하 월대 주변에는 장대석을 두르고 하엽동자석과 8각의 회난석을 세우고 눕혀 난간을 만들고 각 난간의 엄지기둥에는 각 방향에 따라 12지상의 일부와 사신 또는 서수상들을 조각하였다. 월대에 설치된 계단은 전 후 중앙에 각 1개소, 좌 우측에 각 2개소인데 전면기단 중앙계단에는 답도를 두어 그 사면 운간에는 봉황을 조각하였다. 답로의 좌우에는 작은 계석을 놓고 계석의 우석은 해치를 조각하고 계석 챌면에는 당초문을 새겼다. 또한 상 하 월대의 정면 좌우 우석에는 45도각으로 연화대석을 돌출시켜 두마리의 해치가 머리를 중앙쪽으로 향하게 하고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있다. 월대의 상부는 전석을 갈고 약간의 구배를 두어 물이 잘빠지도록 하였다. 건물의 기단은 상층 월대 위에 장대석을 돌려 만들고 초석을 놓아 건물기둥을 세웠다. 전의 평면은 밖으로 둘린 외진주와 건물내의 내진주로 구성되고 전내 네 귀에는 별도의 우고주를 세워 가구하였다. 전내 상면은 방전을 깔고 중앙간 후편 내진주 사이에는 보좌를 마련하였는데 보좌는 복련과 앙련의 대좌 위에 조롱동자 모양의 초각동자로 구획, 궁판에 풍혈을 새기고 보상화문을 조각하고 3단 궁판 위에는 목난간을 설치하였다. 난간 계자각 사이의 하부에는 귀면을 2구씩 두고 그 상부는 풍혈을 조각하였다. 계자각상부는 하엽과 원죽을 둘렀고 보좌에 오르는 계단은 전 후면과 좌우측에 각각 1개씩 있다. 보좌 위에눼ㅊ어좌를 두었는데 뒷쪽에는 일월오악도가 그려진 병풍을 배경으로 설치하고 보개는 4각평면의 외출목 결구로 귀접이 천정을 마련하여 쌍룡과 보주를 조각하여 넣었다. 축부가 되는 외진주는 귀솟음과 안쏠림기법이 보이며 주간장치로 솟을빗살의 분합문과 교창 등으로 외계와 차단시켰고 기둥머리에는 창방과 평방을 끼우고 올려 외삼출목, 내사출목의 공포를 올려 하층 옥개를 받도록 하였다. 공포는 내외로 3중의 앙설로 하고 맨 위의 점차는 중설식이며 내부는 9중의 운궁형식을 취하고 있다. 상층의 평주는 하층 퇴양과 내목도리 및 멍에창방이 짜여진 부위에 올리고 공포는 하층의 공포양식과 동일하게 하였다. 내진주는 독립된 고주로 외진주와는 퇴량으로 연결되었고 퇴량과 뜬창방 사이의 상부 둘레에는 당초문을 조각한 낙양각이 돌려져 있는데 뜬창방위로는 머름을 두고 운궁으로 장식하였다. 내진주 상부는 창방과 안초공, 주두를 두고 상부에 소란반자를 가설하였으며 전정 중앙부는 한단 높여 장방형의 틀을돌리고 다출목의 공포를 짜아 천개를 만들고 운문 사이에 쌍룡과 여의주를 조각하였다. 이 건물은 특히 우주를 유효적절하게 이용하여 사방으로 퇴간을 확대한 것이 특이하며 상 하층의 주간을 같게 하면서 알맞은 체감을 갖도록 한점, 외진 우주와 정 측면의 협간주 사이를 같게 잡아 45도각으로 추녀가 걸리게 한 점들이 특기 할만하다. 지붕에 있어 용마루, 내림마루, 귀마루는 모두가 양성바르기를 하였고 귀마루에는 용두와 잡상을 배열하고 사래 끝에는 토수를 끼우고 용마루 양단에는 취두를 올려 장식 하였다. 월대 위에는 청동 향로를 중심축 좌우에 배치하고 정면 서측 계단 옆에는 무쇠드무를 놓아 화재예방의 기능이 되도록 배려 하였다. 본건물은 창덕궁의 인정전을 모방한 것이나 인정전과는 달리 세부에는 섬약하여지고 인정전에서 느낄수 있는 간고하고 둔중한 감은 잃고 있지만 조선조 최후의 대작임에는 틀림없다.
참고문헌 드 무 근정전을 오르다 보면 양쪽에 가마솥 같은 것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다. 경복궁 근정전의 것은 손잡이가 없고, 창덕궁 인정전, 선정전, 그리고 창경궁 명정전의 것은 손잡이가 달려 있다. 이것을 우리말로 '드무'라고 부른다. 목조건물에 가장 두려운 것은 화재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화재를 예방할 목적으로 이 드무를 설치했다. 그들은 실화이든 방화이든 간에 화재는 화마가 농간을 부려 일어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건물 앞에 드무를 설치하여 거기에 물을 가득 채워 놓고 침입해 오던 화마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놀라 달아나기를 기대했다. 오늘날의 생각으로는 유사시에 방화수윌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만한 물의 양으로 큰 화재를 진압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드무는 화재진압을 위한 실용적인 용기라기보다는 예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재 4대 궁궐에 있는 드무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은 경복궁 근정전의 월대에 있는 드무라고 할 수 있다. 무쇠로 만든 이 드무는 현재 근정전 동서 월대 계단 모서리에 각각 하나씩 놓여 있는데, 4대 궁궐의 드무 중에 제일 크다. 표면에는 기하학적인 무뉘와 함께 만(卍)자의 모양을 가진 무늬가 새겨져 있다. 지금은 두 개 밖에 볼 수 없지만 원래는 하층 월대에 둘, 상층 월대에 둘, 모두 네 개가 있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왜냐면 지금 볼 수 있는 드무와 똑같은 것이 현재 사정전 남쪽의 천자고(天字庫) 안에 방치되어 있는것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제자리를 찾아주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 '서울의 고궁산책' 허균, 효림 마당의 고리 옛날 근정전 앞마당에서는 임금이 뭇 신하들의 조하를 받았다. 그리고 세자책봉, 왕족의 혼례, 회갑연, 또는 외국 사신의 영접행사 등이 펼쳐지곤 했다. 이 곳에서 정종, 세종, 단종, 세조, 성종, 중종, 명종, 선조가 즉위하였고, 때로는 양로연이나 사신의 조하를 받을 때 연회를 베풀었으며,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장수들의 무공을 기리는 하례도 베풀어졌다. 이와 같은 크고 작은 공식 행사가 벌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근정전 앞마당이 넓어야 함은 당연하고, 만조백관이 참여하여 도열하니 질서를 지켜 설 자리를 표시하는 품계석이 있어야 했다. 연회나 행사가 베풀어질 때 햇볕이 따갑거나 비가 내리면 이것을 가릴 차양막이 있어야 했고, 이 차양막을 버티는 기둥을 매는 장치가 당연히 필요했다. 지금도 마당과 일층 월대 위에 커다란 고리모양의 철물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차양막 기둥을 버티기 위해 줄을 매는 장치이다. [경복궁진찬도], [헌종가례도병] 등 당시의 연회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면 천으로 만든 차양막을 버팀 기둥 위에 둘러치고 이를 잡아 당기는 줄을 내어 바닥의 둥근 고리에 매어 놓은 모습을 보수 있다. 지나쳐 보기 쉬운 쇠고리 하나에서도 우리는 과거의 수많은 이야기를 들을수 있고 옛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참고문헌 : '서울의 고궁산책' 허균, 효림 품 계 석 남쪽의 근정문에서부터 근정전 계단까지 길을 따라 걸으면 좌우에 돌로 깎아 세운 묘비 같은 것들이 사열을 한다. 이름하여 품계석이다. 이런 품계석은 창덕궁 인정전, 창경궁 명정전, 덕수궁 중화전 등 법전 앞마당에도 다 있는 것이지만, 여기가 조선 왕조의 창업과 함께 지어진 법전이라 예사롭지 않다. 궁중에서 조회나 연회가 있을 때면 문,무반 관료들은 근정문 밖 영제교 부근에서 일단 정렬하게 된다. 준비가 되면 정리(庭吏)의 안내를 받아 문 안으로 들어와서 각기 자기 위치를 찾아 도열한다. 이 때 문반은 동쪽의 일화문으로 들어가고, 무반을 서쪽의 월화문으로 들어간다. 음양으로 볼 때 문(文)은 태양이고 무(武)는 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경복궁근정전진찬도] 등 궁중행사를 기록한 그림을 보면 각 품계석을 기준으로 하여 문,무관들이 질서정연하게 동쪽은 동반인 문과, 서쪽은 서반인 무관의 도열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양반이란 말은 이 동반같과 서반을 총칭하는 말이었으며 참례하는 양반들은 품위의 높고 낮음에 따라 표범가죽, 호랑이가죽, 양가죽, 개가죽 등을 깔고 앉았다고 한다.
참고문헌 : 답 도 근정전으로 오르는 계단에는 네마리의 돌짐승이 수호신처럼 엎드려 있고 그 중앙에 봉황새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를 답도라고 한다. 계단 앞에 펼쳐진 넓은 마당은 만조백관이 임금을 우러러 조회하는 공간이고, 답도 위로는 임금이 군림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답도에 새겨질 수 있는 문양은 아무 것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나라의 문물제도와 정치적 이상을 상징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양이어야 한다. 지금 근정전 앞 답도에서 두 날개를 펴고 구름 사이를 날고 있는 이 한쌍의 봉황은 바로 그런 의미로 선택된 문양이다. 봉황은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탄생한 동물이다. 수컷을 봉(鳳)이라하고, 암컷을 황(凰)이라고 한다. 옛부터 봉황은 성군이 출현하여 나라가 태평하면 홀연 나타난다고 하는 최고로 상서로운 새로 인식되어있다. 용, 거북, 기린과 함께 사령(四靈) 중의 하나인 봉황은 닭의 머리에 뱀의 목, 제비의 턱, 거북의 등, 물고기의 꼬리 모양을 하고 있다. 키는 6척 가량이며, 몸과 날개는 오색빛이 찬란하고 다섯 가지의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한다. 여러가지 동물의 특징을 고루 갖춘 봉황은 그 행동도 신비롭고 환상적이다. 동방의 군자의 나라에서 나와 사해 밖으로 날아가서, 곤륜산을 지나 중류지주의 물을 마시고 깃털도 가라앉는다는 약수에 깃을 씻고 저녁에 풍혈에서 잔다고 한다. 또한 좁쌀 따위는 먹지 않고 대나무 열매를 먹으며, 오동나무에 깃을 틀고 예천의 맑은 물을 마신다고도 한다. 인간의 끊임없는 상상력은 봉황을 이처럼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새로 만들었다. 이 환상의 새가 요순시대에는 임금이 거처하는 궁궐에 항상 머물러 있었고, 백성들은 격양가를 부르면서 태평성대를 누렸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의 임금이 염원해 마지 않았던 정치의 이상향도 다름 아닌 요순시대였다.
참고문헌 : 돌난간의 동물들 근정전 남쪽 계단을 오르면 넓은 화강석 월대가 펼쳐지고, 사방을 돌아가면서 돌난간이 둘러쳐져 있다. 그리고 동서남북 계단으로 통하는 월대의 문로주에 화강석으로 다듬은 한 쌍의 동물석상들이 서로 마주보고 앉아 있는 것이 보인다. 이들이 바로 사방신과 십이지상이다. 위층에는 주작, 청룡, 현무, 백호상이 있고, 아래층에는 방향에 맞게 제자리를 찾아 호랑이, 소, 토끼, 쥐, 닭, 원숭이 등 십이지신상이 있는데 이 십이지신상들이 다 있는 것이 아니고 개와 돼지는 보이질 않는다. 또 십이지의 용과 호랑이도 없는데, 이것은 이미 사령으로서의 용과 백호가 있어 중복을 피하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들 십이지상 가운데 한 가지 의문이 가는 것은 소는 축(丑)으로 1시 방향에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4시 방향에 앉아 있는 것이다. 이렇게 12방위의 질서를 어긴 채 그 자리에 있는 이유를 잘 알 수가 없다. 아마 동쪽을 표시하는 윗쪽 계단의 청룡과 일렬이 되는 것이 토끼가 되어야 하니까, 부득이 소와 토끼의 위치를 바꾼 것이 아닐까. 각 난간 모퉁이 기둥에도 이름을 알 수 없는 서수가 각각 한 마리 앉아 있는데, 해치라 하기에는 갈기와 뿔이 없고, 원숭이라고 하기에는 이빨이 좀 억세다. 누구는 천록이라 하고 누구는 사자라 하기도 한다. 월대의 남면 동서 모퉁이의 밖으로 튀어나온 연화석 위에 앉아 있는 이 석상은 자웅 한 쌍이 새끼를 거느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석상을 석견, 해치 사자상이라고 하지만 이것이 우리의 관심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두 마리가 바라보는 방향이 다르다는 점이다. 동쪽 모퉁이에 있는 한 쌍 중 한마리는 고개를 뒤로 돌려 근정전 서쪽 처마 끝을 올려다보고 있고, 서쪽 모퉁이의 놈들 중 한 마리는 동쪽 처마 끝을 쳐다보고 있으며, 동쪽의 다른 한 마리는 멀리 서십자각(정부종합청사)쪽을, 서쪽의 다른 한 마리는 동십자각(한국일보사)쪽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근정전 처마를 쳐다보고 있는 놈은 고개를 심하게 비틀어서 시선을 처마 끝에 두고 있는데,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음을 역력히 알 수 있다.
서수 | | 서수
□---------------쥐-○--○-쥐---------------□
| 서수 | | 서수 |
| □------현무-●--●-현무-----□ |
| | | |
| | +-----------------+ | |
닭 백호 | +-----------+ | 청룡 토끼
--○ ---● | | 황 룡 | | ●-- ○--
--○ ---● | +-----------+ | ●-- ○--
닭 백호 | 근 정 전 | 청룡 토끼
| | +-----------------+ | |
원숭이 양 뱀 소
--○ ---○ ○-- ○--
--○ ---○ ４ ○-- ○--
원숭이 양 뱀 소
| | | |
| |서수 서수| |
|쌍사자▣-------주작-●--●-주작----▣쌍사자|
| | | |
| 말 ○ ○ 말 |
|서수 서수|
▣------------호랑이-○--○-호랑이----------▣
쌍사자 | | 쌍사자
사자 ○ ○ 사자
● 사방신 ■ 쌍사자 ▣ 안쪽은 서수 4 방위표시
○ 십이지신상 □ 서수 바깥쪽은 쌍사자
참고문헌 : '서울의 고궁산책' 허균, 효림오봉산 일월도 근정전 내부 정면 중앙을 보면 임금의 용상 뒤로 해와 달이뜬 그림이 나타나는데 이름하여 오봉산 일월도이다. 이 그림은 이곳은 물론 임금이 거동하는 자리라면 어디에나 설치되었던 그림이다. 이 세상에는 수만 가지 그림이 있지만, 이처럼 늘 임금 가까이에 장식되었던 그림은 아마 드물 것이다. 임금이 과거 시험장에 나가 앉을 때면 그 뒤에 둘러쳐졌고, 다른 행차시에도, 거실에 있을 때에도 그 주변에는 이 그림이 항상 설치되었다. 이 그림을 일월곤륜도라고도 하지만 곤륜산이라고 하면 동양의 옛 신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산으로, 다섯 봉우리가 아니라 세 봉우리로 된 산이다. 그래서 오봉산일월도라 부르는것이 옳다. 한편 이 그림에 등장하는 산, 해, 달, 소나무, 파도 등은 왕실의 무궁한 번영과 융성을 칭송하는 상징물로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은 이 모든 소재들이 임금을 칭송하는 노래인 [시경]의 천보 시에 등장하는 것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 천보 시에서 왕을 칭송화되, '산과 같이, 해와 같이, 달과 같이, 소나무와 같이....' 하는 식으로 왕권의 영원무궁발전과 융성을 이들에 비유해서 칭송하고 있다. 천보 시는 당시 일반인들에게는 임금에 대한 칭송의 시로 애호되고 있었다. 이처럼 오봉산 일월도는 임금에게 향한 백성들의 칭송과 나라 융성의 염원, 그리고 우주 질서에 대한 외경심과 오악의 숭배사상이 혼재되어 있는 그림이다.
참고문헌 : 천정의 용 오봉산일월도를 보다가 시선을 천정으로 돌리면 황금빛의 용 두마리가 여의주를 가운데 두고 희롱하는 이름바 이룡희주의 형상이 눈에 들어온다. 치솟은 붉은 기둥이 천정을 더욱 높은데로 치켜 올려 용들이 마치 천상의 세계에서 노니는 것처럼 보인다. 용의 주변에는 황홀한 채색 구름조각이 어지러이 날고, 그 사이사이의 어둑한 공간이 유현의 세계처럼 느껴진다. 황금빛의 황룡은 오행설의 방위로 볼 때 중앙을 의미한다. 근정전의 이 황룡은 월대 동서남북에 배치되어 있는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 사방위신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 경복궁의 사대문을 지키고 있는 방위신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오행의 질서를 완벽하게 구축하고 있는 의미 깊은 용이다. 용이 날아 승천하기 위해서는 여의주가 있어야 한다. 용이 승천한다는 것은 지극한 상서로움이요,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함을 의미한다. [역경] 건괘 구오(九五)에서는 '비룡재천(飛龍在天) 이견대인(利見大人)아리 하였다. 이것은 용이 하늘에 오르니 성인이 보필한다는 뜻이다. 용이 승천한다는 것은 위대한 사람이 지극한 세계에 등극한 다는 의미와 같다. 용이 승천하여 구름을 일으키고 비를 내려 만물을 적셔 주듯이 임금이 등극하여 백성들을 유익하게 하는 것을 용덕(龍德)이라 한다. 용덕을 갖춘 임금이 이 용처럼 높은곳에 임하고 있을 때 어진 신하와 백성들이 우러러보기 마련이다.
참고문헌 :
10. 사 정 문 이 문은 근정전과 사정전 사이에 근정전 북행각 중앙에 위치하는 사정전의 정문으로 정면 3 칸, 측면 2칸의 단층 맞배지붕 건물이다. 이 문은 근정전 일곽의 행각이 완성된 고종 4년(1876)에 건립되어 오늘에 이른다. 평면형식은 일반적인 삼문형식으로 도리간 삼간 전체에 판문을 달았고 구조방법은 간결한 초익공식으로 홑처마집이다. 기단은 한벌 장대석을 놓고 약간 높은 원형주좌초석을 배열하여 훨칠한 원주를 세워 익공을 짜아 지붕 하중을 받게 하였다. 근정문에 비하면 왜소하고 간결하나 근정전의 후문각이 되고 사정전의 높이를 의식하여 조영된 배경 때문데 근정문과의 큰 격차를 둔 것 같다. 지붕 마루에는 용마루 내림마루에 양성을 바르고 간단한 용두들을 배치하였다.
11. 사 정 전 근정전 북쪽의 회랑과 연결된 사정문을 통해 들어가면 사정전이 자리잡고 있다. 임금께서 평상시에 거처하던 곳으로 의식행사는 근정전에서 치뤄졌지만 실제적인 나랏일은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정도전은 이 전각을 "모든 이치는 생각하면 얻고 생각하지 않으면 잃는 것"이라 하며 임금은 여러 사람 가운데서 자세히 살펴 정사를 보아야 한다는 뜻으로 사정전이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사정전 앞 좌우에는 규모와 구성이 똑같은 전각을 지어 대칭을 이루게 했는데 동쪽을 집을 만춘전, 서쪽의 집은 천추전이라 했다. 임금이 산하들과 학문을 토론하던 사정전의 부속건물인 셈이다. 만춘전은 6.25때 불데 타 없어졌던 것을 1988년에 재건하였다. 천추전은 세종대왕이 집현전 학자들과 여러가지 새로운 문물들을 창제할 때 이 전각을 즐겨 이용하였기 때문에 민족문화의 산실이기도 했다. 관천과 측우의 기계를 설치한 흠경각, 보루각이 이 천추전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고 한다. 사정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단층 다포계 양식의 팔작지붕이다. 건물은 장대석 기단 위에 원형주좌의 초석을 놓고 외진주를 세웠으며 주간은 토벽이 없는 사분합의 문비와 관창으로 되어 내부조명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기둥 윗몸에는 창방과 평방을 짜아 돌리고 그 위에 주두를 놓아 외이출목, 내삼출목의 공포를 결구시켜 대량을 얹었다. 공포의 산미 끝은 외부로는 이앙설, 일중설형이며 내부는 운궁으로 대량하중을 받게 하였고, 주두하 창방까지는 안초공을 내외부로 두어 공포를 보강시켜 주었다. 내부 대량 이상은 우물천정을 가설하여 상부옥개 구조를 은폐시켰고 처마는 겹처마로 원형연목에 각형부연을 달아 지붕을 받도록 하였다. 지붕의 각 마루는 양성바르기를 하고 용마루에는 취두, 귀마루에는 용두와 잡상을 배열시켰다. 원래 이 건물지에는 세종 11년(1429)에 개구한 사정전이 있었으며 세종 14년(1432)에는 왕이 중궁전의 노부들에게 잔치를 베푼일이 있었고 세조는 사직제를 드린 뒤에 여기에서 음복연을 베풀기도 하였다.
참고문헌 : 사정전의 운룡도 근정전의 이룡희주의 형상을 한 용이 있는가 하면 사정전의 용그림처럼 운룡도(雲龍圖)의 형태로 나타나 있는 것도 있다. 구름 속에서 두 마리의 용이 노니는 모습을 그린 이 그림은 용이 구름 속에 몸을 감추기도 하고 드러내기도 하여 더욱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한유(韓愈)는 구름 속의 용에 대해 이렇게 말하였다. '용이 기운을 토하여 구름을 이루매 구름도 역시 영괴한 것이니, 그것은 용이 그렇게 만든것이요, 용의 신령함은 구름이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용이 구름을 타지 않으면 그 영이함을 신묘하게 할 수 없으되, 그 의탁한 바는 스스로 하는것이다.' 신령한 용이 토한 구름이 영괴한 것은 용 스스로의 능력 때문이요, 이 영괴한 구름으로 인해서 용은 더욱 영묘해질 수 있다. 현명한 임금이 있음으로 해서 어진 신하들이 있고, 어진 신하들이 있으므로 해서 임금은 더욱 훌륭해질 수 있다는 것을 운룡에 비유하여 표현한 것이다. 사정전. 이곳은 바로 임금과 신하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정사를 논하는 편전으로, 한 폭의 운룡도는 현명한 임금과 어진 신하의 상호관계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문헌 : '서울의 고궁산책' 허균, 효림
12. 천 추 전 정면 6칸, 측면 4칸의 평면으로 모두 24칸의 규모인데 전면 중앙 2칸은 전퇴를 달고 그 후면은 마루로 되었으며 마루간을 중심으로 동서에는 온돌방을 두어 양측면 기단 밑에서 보온을 할 수 있도록 2개의 아궁이를 설치 하였다. 이 건물은 기둥을 모두 방주로 하였고 출입은 전면 중아의 2칸을 통해 할 수 있고 사정전에 비하면 모든 건축방식이나 양식을 검소하게 꾸며 서민적 풍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면을 6칸 우수로 잡은 것은 궁의 편전 부속건물로서 격을 많이 떨어뜨린 감을 준다. 공포도 익공식이며 지붕은 팔작이지만 마르에는 양성을 바르지 않고 적새기와만을 얹었다. 건립연대는 고종 2년(1865)이다.
13. 수 정 전 경회루 남쪽에 위치한 정면 10칸, 측면 4칸의 이익공집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이 전은 고종 경복궁 중건시에 건립되어 군국기무소 및 내각이 사용하였다. 수정전은 높은 기단 위에 자리잡고 있으며 전면에 월대를 마련하여 3개소에 석계를 설치하였다. 기둥은 방형이며 전면 중앙 2칸에만 출입문을 달았고 다른 주간에는 모두 분합을 달았다. 기둥 위에는 주두를 놓고 이익공을 짜아 간결하게 처리하였고 처마는 겹처마이며 가구는 이고주구량가이다.
14. 경 회 루 7칸 X 5칸 / 합각지붕의 2층 누각 / 익공계 구조 사정전을 둘러보고 서쪽으로 향하면 시야가 탁트이면서 푸른 물빛의 눈부신 호수와 그 물위에 흰 돌기둥이 떠받치고 있는 웅장한 누각, 경회루가 보인다. 돌기둥 위에 높직하게 자리잡은 다락채 층루만도 근정전에 버금가는 웅대한 규모이다. 경회루는 원래 태조 임금때 경복궁을 창건하면서 이 언저리에 연못을 파고 누정을 지었던 것인데 연못과 건물이 모두 부실하고 명당수가 부족하다는 경복궁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태종이 개경에서 환도하면서 지금과 같은 규모의 연못을 팠고 그 위에 누각을 지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주로 외국 사신들을 접대하는 연회나 임금과 신하들이 어우러지는 경사스런 희연이 자주 베풀어졌고 가뭄 때에는 연못가에서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연못과 돌기둥만이 남아 있던 것을 고종 4년(1867)에 중건한 회연의 건물로 물속에 기단을 축조하고 세웠다. 정면 7칸, 측면 5칸의 건물로 궁내에서는 정전인 근정전 다음으로 대규모다. 기단 위에는 석조방주를 외진으로 하고 원형석주는 내진으로 하여 일층주를 배열하였고 그 위에 목주를 세워 2층 공간을 형성하였다. 상하층 바닥은 위계를 표시한듯 외측보다 내측의 바닥높이를 높였고 상층에는 츨어 열 수 있는 분합문을 외진, 내진, 내내진 사이에 두어 공간 구분을 분명하게 하였다. 천정은 하층에서 우물천장으로 상부구조가 보이지 않도록 하였고 동남과 서남측에는 고난층제를 설치, 상층으로 오르게 하였다. 상층의 가구형식을 보면 사고주십일량형식인데 외진평주보다 내진주, 그리고 내내진고주를 차례로 높여 중앙공간이 가장 ㅈ게 되었고 내내진고주는 종도리 밑까지 치솟아 건물중심을 견고하게 받치도록 시도되었다. 기둥과 보, 그리고 구조재 부재들은 뜬찬방과 대공들로 간결하게 처리, 결구되었고 공포는 이익공으로 하고 주간에 수많은 화반을 얹어 하중의 분포를 원활히 하도록 노력하였다. 처마는 겹처마로 처리하고 지붕은 팔작지붕인데 전체적인 축부와의 비례가 조금도 손색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조선말기 누각건축으로 대표적인 수작의 대규모 건축이라 할 수 있다. 건물 건물 주변에는 넓은 기단을 두고 8각의 회난석을 돌려 세우고 하엽동자를 일정 간격으로 세워 석난간을 마련하였는데 석난간 엄지기둥에는 서조 및 수상들을 조각 배치하여 더욱 웅장하게 보이며 동쪽으로는 육지와 연결하기 위해 석교를 설치하여 운치 넘치는 의장을 베풀었다. 경회루는 그 돌기둥이 말해 주듯이 창건 때부터 36칸이었는데 이는 다름아닌 주역에서 말하는 36궁을 상징하는 것이다. 다락 바깥 둘레에 둘리어진 둥근 연못은 하늘을 본뜬 것이고 연못 안의 네모난 기단은 땅을 본뜬 것으로 기둥 하나 돌 하나가 모두가 이상세계를 추구하며 만들어졌다. 이름은 '임금과 신하가 덕으로써 만나는 것이 경회'라 하여 지어졌으며 현판 글씨는 왕세자였던 양녕대군이 쓴 명필이다. 경회루가 가장 화려했던 시기는 연산군 때였다. 연꽃 가득한 연못 서쪽에 만세산을 만들고 산위에는 상상의 세계를 상징하는 만세궁, 봉래궁, 일월궁, 벽운궁 등을 지었다. 경회루 아래층에는 비단으로 장막을 둘치고 기생들이 가무를 연주했고 못속에 비단으로 만든 연꽃을 뛰우고 산호를 꽂았으며 때로는 금과 은 비단으로 장식한 여러 꽃과 동물모양의 등불을 띄우고 촛불을 켜 경회루 연지가 대낮같이 밝았다고 한다. 경회루가 서 있는 섬으로 가려면 세틀의 돌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지체에 따라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달랐다. 그중 폭이 월등하게 넓은 곳이 시종들을 거느리고 임금님이 건너는 돌다리이고 좌우의 작은 다리는 신하들의 몫이었다. 그리고 돌다리의 난간에는 해치상과 더불어 불가사리를 비롯한 여러개의 서수가 있는데 해치와 불가사리는 화재를 예방하는 짐승이기 때문이다. 경회루는 맑은 날 은은한 물빛 위에 떠 있는 누각의 그림자와 함께 보았을 때가 가장 환상적인 분위기인데 이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생긴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 성종 때 구종직이란 사람이 문과에 급제하여 교서관 숙직을 할 때였다. 경회루의 뛰어난 경치를 보고싶어 몰래 평복차림으로 경회루 다락에 숨어들어 풍치를 즐기다가 그만 갑작스레 산책 나온 임금에게 들키고 말았다. 종직이 어쩔 줄 모르고 엎드려 대죄하니 임금이 누구냐고 물었다. "신이 경회루가 천상세계란 말을 듣고 오늘 밤 숙직을 하던 중 감히 이렇게 몰래와 구경하는 죄를 저질렀사옵니다." 라고 답하니 임금께서 풍류를 아는 사람임을 직감하고 [격양가]를 부르게 하고 [춘추]를 외우게 하니 그 실력이 출중한지라 흡족하여 술을 내리고 다음날 특명을 내려 부교리로 승진시켰다고 한다. 경회루를 처음 지었을 때는 돌기둥에 용이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성종 때 유구(오끼나와 군도)의 국왕 사신이 우리나라에 왔다. 임금이 경회루에서 접견하였더니 사신이 객관에 물러가서 통역관에게 말하였다. "내가 귀국에 와서 세 가지 장관을 보았습니다." "무엇이오?" "경회루의 돌기둥에 가로세로 용을 새겨 놓아서, 나는 용이 거꾸로 물속에 그림자를 지어 푸른 물결과 붉은 연꽃 사이에 보이기도 하고 숨기도 하더이다. 이것이 한 가지의 장관이라." 유구 사신이 왔을 때 보았다는 기둥의 용조각이 어떠했는지, 연산군 때에 연못 주변이 얼마나 화려했는지는 보지 않아 잘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지금의 경회루도 우리의 마음을 이끌기에는 충분하다. 경회루의 서쪽 연못안에는 장방형의 섬 두개가 배치되어 있고 여기에 소나무가 심어져 있다. 우리나라 전통정원의 방지안에 있는 섬에는 소나무를 즐겨 심었는데 사시사철 푸르러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정원수로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연못의 북쪽 기슭에는 육모정이 세워져 있다. 연꽃향기를 뜻하는 하향정이란 이름이 붙어 있는데 두기둥을 은은하게 물속에 내리고 있는 모습이 매우 운치있다. 정원으로서의 경회루의 특징은 직선적인 선처리와 기하학적인 배치 등 단조로운 조경기법으로 이루어졌지만 시각적으로 밝고 웅장한 느낌을 주는데 있다. 특히 못속에 어리는 경회루의 장관과 남산에서 인왕산에 이르는 주변의 자연경관을 감상하기에 이보다 활달한 곳은 없다 .
참고문헌 :
15. 강 녕 전, 교 태 전 사정전 북쪽에 자리잡은 강녕전은 임금님의 침전이었고 그 뒤편 교태전은 왕비의 침전이었다. 독특한 건축양식을 지닌 이 건물들은 일제시대 때 모두 헐리어 오랫동안 빈터로만 남아 있었다. 1917년 창덕궁에 불이 나서 전각들이 불에 타버리자 강녕전을 헐어다 회정전을 꾸미고 교태전을 헐어다 대조전을 꾸미는데 사용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건물을 옮길 때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구조를 마음대로 변경해 버려 원형마저 찾아볼 수가 없게 되었다. 궁궐중에서 가장 지밀한 공간으로 지존이신 임금과 왕후가 거처하던 이 집들이 사라짐으로 해서 경복궁은 그 규모와 특징을 돌이킬 수 없도록 훼손당하고 말았다. 일반적으로 목조건축물은 지붕의 가장 높은 곳에 용마루를 설치하고 거기에다 길상장식물이나 화마를 억제할 벽사상 같은 것을 설치하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나 강녕전과 교태전 지붕에는 용마루가 없다. 이와 비슷한 건물로는 창경궁의 통명전이있고, 창덕궁의 대조전이 있다. 이들 건물은 왕비의 침전이라는데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왜 왕비의 침전에는 용마루가 없는가 ?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각 궁궐 침전의 이름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복원공사 중에 있는 경복궁의 왕비의 침전 이름은 교태전이다. '교태'라 함은 음양이 서로 통하여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역]에 의하면 '태괘'는 육십사괘의 하나로 아래에 건괘, 위에 곤괘가 있는 형상으로 나타나며 음양이 조화되어 사물이 서로 통리하는 상이라 하였다. 즉, 땅의 기운이 하강하고 하늘의 기운이 상승하여 천지음양의 두 기운이 서로 화합함으로써 만물이 생성, 성장하고 번영한다는 것이다. 한편, 창경궁에 있는 왕이 침전의 이름은 통명전이다. 여기서 '명'이란 하늘의 밝음, 즉 일원의 밝음을 가리킨다. 해는 양이요 달은 음이기 때문에, '통명'은 음과 양이 서로 통함을 뜻하게 된다. 이렇게 보면 '통'은 '교'의 또다른 표현이라고 할수 있는데, '교'가 '서로 교합하여 통한다'. 또는 '흘레하여 교통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태전과 통명전은 그 이름이 서로 다를 뿐, 내용에 있어서는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창덕궁 대조전의 '대조'란 '큰 공' 또는 '위대한 창조'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인간이 조물주의 세계에 한발 참여 할 수 있는 길은 남녀의 교합에서 열린다. 남녀교합, 즉 음양의 교합은 우주의 근원적 원리이며, 궁극의 세계이다. 그 궁극의 세계에 들어서서 이루어내는 '큰 공'이나 '위대한 창조'가 무엇이겠는가. 다름 아닌 지혜롭고 현명한 왕자의 생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왕비의 침전은 때로 왕의 침전이 되기도 한다. 길일을 택하여 왕비의 침전을 찾은 왕은 왕비와 함께 밤을 지낸다. 이렇게 태어난 왕자는 자라서 곧 다음 대에 왕위에 오른다. 왕세자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등극이라 한다. 옛 천문학에서는 사방의 성군 중앙에 천극성, 즉 북극성이 있는데, 그 북극성을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등극이란 극성의 자리, 곧 천지사방의 중앙에 오른다는 의미가 된다. 이 천지의 중앙에 오를 왕자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하늘과 땅의 기운이 서로 통하고, 음과 양의 정기가 이상적으로 조화되어야 한다고 옛 사람들은 믿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하늘의 정기와 땅의 정기의 교합을 막는 장애물이 있어서는 안되었다. 용마루는 지붕의 제일 높은 곳에 있으면서 땅과 하늘의 경계선을 이루고 있어 천지간의 교통을 차단하는 장애물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용마루가 있는 한 천지음양간의 조화로운 '교태'와 '통명'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되고, 따라서 '대조'도 이룰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선인들은 왕비의 침전 지붕에는 용마루를 설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참고문헌 :
16. 아미산 후원 강녕전과 교태전은 사라져 버렸지만 옛 시절의 영화로운 모습을 말해주는 곳이 있으니 교태전 후원의 아름다움이다. 경회루 연못을 파낸 흙으로 쌓았다는 인조산을 계단식으로 꾸며낸 이곳은 일명 아미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미산은 도교에서 신선들이 사는 산을 말한다. 아미산 후원은 잘 다듬어진 화강암으로 네 계단의 화계를 쌓고 여러가지 꽃과 괴석 등을 배치해 여성들의 아기자기한 성품을 한눈에 느낄 수 있다. 궁궐에서 사는 여인들은 좀체 바깥출입을 할 수 없고 또 앞마당에는 큰 나무를 심을 수 없었기 때문에 기화요초의 아름다움과 녹음방초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은 이러한 후원뿐이었다. 아미산의 첫째 계단의 화계에는 괴석과 거북이 등에 용무늬가 양각된 석지, 연꽃송이처럼 치장된 석지 두 개가 배치되어 있다. 두번째 단에는 사각형의 석지 두 개가 배치되었는데 낙하담 함월지라 음각되어 있다. 비록 손바닥만한 작은 연못이지만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밝은 보름달을 띄울 수 있다는 풍류가 넘치는 이름이다. 셋째 단에는 붉은 벽돌로 장식된 굴뚝 네 개가 배치되어 있다. 육각형으로 된 이 굴뚝의 각 면에는 소나무, 대나무, 매화, 국화, 모란 등 상서로운 화초들이 새겨진 전이 끼워져 있고 벽면의 위쪽에는 당초무늬가 아랫쪽에는 화랑이, 학, 해치, 박쥐 등이 새겨진 전이 끼워져 있다. 이들 문양들은 군신간의 절의, 부귀, 장수, 벽사를 상징하는 것들이다. 굴뚝 중에서 이처럼 아름답고 깊은 뜻이 담긴 예는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교태전 후원 아미산은 직선적인 기하학의 공간인데도 한껏 자연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한국정원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다. 계단상으로 처리한 인공적인 축조물에 화초나 과실나무를 심고 장식적인 첨경물로 괴석, 석지, 굴뚝을 배치하여 경직성과 단조로움을 상쇠시켰고 사계절 옷을 갈아입는 낙엽수들은 계절적 변화와 감성적 해방감을 연출해 준다.
참고문헌 :
17. 자 경 전
조선조 말 고종 임금의 양모인 조대비가 거처했던 곳으로 금남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자경전이다. 이 집은 교태전 동쪽 자미당 터였던 곳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재건하면서 조대비를 위하여 지어 준 것이다. 준공 후 불이 나서 탔다가 1888년에 다시 완성한 것으로 경복궁의 침전 건물로는 유일하게 보존되어 있는 곳이다. 44칸의 자경전은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서북쪽에 설비된 침방인 복안당과 낮시간에 거처하는 중앙의 자경전, 여름에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동남의 다락집 청연루 그리고 12칸의 협경당이 부설되어 있으며, 전면 행각중앙에 정문인 만세문이 있다. 자경전 후정에는 원장이 있고 십장생의 굴뚝이 있으며 일부 행각이 헐린 동북서측자리에는 전축장이 돌려져 있는데 서측 전축장 외부에는 아름다운 화문장으로 꾸며져 있다. 자경전은 장재석이 기단 위에 방형의 높은 초석이 놓여지고 그 위에 방주를 세워 축부를 형성하였으며 공포는 이익공으로 결구하고 겹처마를 걸어 지붕을 받도록 하였다. 전면 중앙 3간은 전퇴를 개방하여 마루를 깔았고 기타 부분과 청연루, 협경당의 외부는 모두 띠살문을 달아 차단하였다. 가구수법은 방형주 위에 주두를 놓고 익공을 짜았으며 퇴량은 고주에서 창방 아래로 겹쳐 짜이게 되었는데 보 아래에는 헛도리 양봉을 두고 보 위에는 주두 밑으로 짜이는 연화형 운공부재가 삽입되었다. 퇴량은 연등천정이고 가타 방들은 종이반자로 꾸몄다. 청연루는 전면 중앙에서 단칸으로 이간통이 돌출된 상면이 있고 높직한 방형석주를 세워 그 위에 누마루를 깔게 하였다. 전체의 외부 주간장치는 모두 띠살물창호이며 전면 기둥에는 주연을 달아 운치를 돋구고 후면에는 단을 둔 쪽마루를 두었다. 행각은 무익공형식의 삼량가로 홑처마인데 내정에서 출입할 수 있도록 띠살문을 설치하고 외측벽은 두벌대의 장대석 위에 사귀석으로 하방장을 쌓고 그 상부에는 광창을 두어 건물내부가 밝도록 하였다. 행각 전면 중앙에는 정문 만세문이 행각 지붕 높이와 같게 마련되고 문은 판문이며 3단의 계단을 설치하였다. 주변의 원장은 하부가 사귀석, 상부는 전돌이며 기와를 입혔다.
또 북쪽에는 일각문을 두었고 동쪽에는 벽돌로 쌓은 아치형의 협문이 있다.
참고문헌 : 십장생 굴뚝 자경전 후정 원장에는 일부분 굴뚝으로 만들어 십장생 무늬와 사군자무늬 등을 배열하고 회를 발라 화면을 구성하고 있어 특이하다. 이 굴뚝은 원장보다 한단 앞으로 돌출시켜 장대석 기단을 놓고 원단에 덧붙여 축조하였다. 제일 아래부분에는 좌우에 각각 해태를 전으로 만들어 배치하고 그 위로 장방형 공간을 구획하여 해, 산, 물, 돌, 구름, 소나무, 불로초, 거북, 학, 사슴, 등 십장생 문양을 비롯 연꽃, 국화, 난초, 포도, 대나무, 토끼 등을 조각전으로 배열하여 한데 어우러져 한 폭의 민화병풍을 보는 듯하다. 그 위로는 중앙에 용문전을 끼우고 좌우측에는 각각 학의 문양을 끼웠는데 이 학들은 학들은 영지를 입에 물고 있다. 그리고 양측면 벽에는 당초문양과 박쥐문전을 배치하였다. 또한 이 벽면 상부에는 소라 및 창방연목 모양을 전으로 별조하여 쌓고 기와를 얹어 그 위에 연가를 얹어 연기가 빠져나가도록 시설하였다. 십장생을 이와 같이 장식하는 것은 장수를 기원하는 것으로 이는 고구려 고분벽화로부터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도자기, 문방구류, 베개모, 자수, 회사 등에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원단에 궁궐에 십장생도를 걸어놓는 풍습이 있었다. 십장생 중 해와 구름은 천계에 속하고, 산과 물과 돌은 지계에 속한다. 한과, 거북이, 사슴, 소나무, 대나무, 불로초는 그 사이에 존재하는 상서로운 동물과 식물을 대표하는 것들이다. 이들은 무한한 생명력을 지닌 불로장생의 상징물로 죽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싶어했던 우리 조상들의 신선사상을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십장생과 함께 선비의 지조와 절의를 상징하는 사군자도 보이고 연꽃, 포도, 토끼도 눈에 뛴다. 연꽃은 진흙탕에서 피어나지만 맑고 향기롭기 때문에 인간이 본받을 만한 군자의 꽃으로 사랑받았고 포도는 많은 열매가 모여 송이를 이루는 식물이므로 자손번성의 기원이 담겨 있다. 토끼는 달나라의 월궁에 살고 있는 신령한 짐승이므로 이또한 신선세계에 대한 동경이담겨 있는 것이다. 이렇듯 십장생 굴뚝의 그림판에는 가정의 화목함과 불로장생에 대한 염원 그리고 이상적인 세계에 대한 동경이 담겨져 있는 샘인데 굴뚝 하나를 만들더라도 이런 향기로운 생각들을 담아낼 수 있었던 옛 사람들의 마음에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다.
이 굴뚝은 교태전 뒷뜰 아미산 굴뚝과 같은 종류의 무늬를 갖고 있으나 아미산 굴뚝이 6면체의 독립굴뚝임에 비해 이 굴뚝은 원장에 딸린 장방형 굴뚝인 점이 상이하다.
참고문헌 : 꽃 담 장 십장생 굴뚝과 함께 자경전에서 꼭 챙겨 보아야할 것은 꽃담장이다. 서쪽 담의 바깥쪽에 장식되어 있기 때문에 교태전 후원인 아미산쪽에서 자경전을 바라보아야 마주할 수 있다. 이 담장의 양식은 아래쪽 3단은 화강암으로 쌓고 그 위에는 붉은 벽돌로 길상문자와 고리무늬 등 갖가지 문양을 짜 맞추어 장식했으며 중간중간에 꽃무늬 그림판을 배치했다. 윗부분은 다른 담장과 마찬가지로 기와를 얹어 마무리했다. 담장에 새겨진 길상문자는 만(萬), 수(壽), 복(福), 강(康), 영(寧) 등이 있는데 이는 만수무강이나 수복강녕을 기원하는 덕담을 새긴 것이고 고기를 굽는 석쇠처럼 싸여진 고리무늬는 온갖 악귀가 이곳에 걸려서 집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는 벽사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리고 가운데 액자그림처럼 틀어박혀 있는 대, 매화, 국화, 천도, 모란, 연꽃 등의 꽃무늬들은 이 담장의 악귀를 물리친 후에는 환한 꽃처럼 행운이 가득하리라는 축원의 의미까지 말해주고 있다. 특히 흐드러지게 꽃망울이 피어오른 늙은 매화나무 가지에 둥근달이 걸려 있고 나비가 꽃을 찾아 날고 있는 모습은 담장속에서 아름답고 생동감 넘치는 정원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낼 정도다. 아마도 안마당에 정원을 꾸미는 대신에 이러한 꽃담장을 구상하여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해결해 버린 지혜의 소산일지도 모르겠다.
참고문헌 :
18. 집 옥 재 이 건물은 겁립연대가 확실하지 않으나 고종 10년이 아닌가 생각되어 지고 있다. 이 건물은 고종이 서재로 사용하였으며 이 건물 옆에 중층의 단랑으로 이러진 중층의 8각서고가 있다. 집옥재는 장방형의 석조기단 위에 지어졌는데 기단양식은 지애석, 면석, 갑석 등이 갖추어진 궐내에서는 자주 사용되지 않은 유형으로 되어 있다. 건물은 기단위 한단의 장대석을 놓고 그 위에 복형으로된 특이한 주초를 사용하였고 정면 5칸, 측면 3칸의 단층 맞배지붕 형태이다. 건물의 평면은 사당건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퇴 한칸이 완전 개방된 형식이다. 기둥 위에는 다포집에서 볼 수 있는 창방과 평방을 갖추고공포는 주심공식이면서 익공기법이 가미된 특수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고주와 평주 사이에는 퇴량이 연결되었고 평주상의 퇴량머리는 어디에 거려 있는지 알 수 없게 내외일출목 사이에 순각판을 끼어 숨겨졌다. 고주와 고주 사이에는 머름을 드리고 기하학 무늬를 넣은 사분합을 달았고 문인방 위에는 빗살의 완자 창을 끼웠다. 또 이 건물의 양측면에는 천축벽을 만들고 회칠을 한 다음 박공부 아래에 8각투공창을 내어 환기할 수 있도록 하였고 후면에는 중앙간에 원형의 만월 창을 내고 좌우에는 아치형 창을뚫어 일반적인 우리나라 건축 창에서는 볼 수 없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집옥재 본당 서쪽에는 평면 8각의 팔우정이 있는데 이는 서고로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본당과의 연결은 중층의 단낭으로 하며 팔우정은 두벌대의 장대석 기단 위에 8각석주를 세워 일층 상면을 마련하였고 이 상면으로부터 목조의 누각형식 가구로 짜여져 올렸다. 주간에는 전체면에 사분합문을 달고 외연에는 쪽마루를 달아 난간을 설치하였다. 처마 밑에는 낙양각을 매달아 장식하였고 처마는 겹처마로 옥정에는 절병통을 놓았다. 협길당은 본당 동편에 자리자보 정면 5칸, 측면 3칸, 5칸의 기역자형 평면으로 19칸 건물이다. 건축양식은 연침형으로 방주 위에 소박한 익공을 가구한 집이다. 전면 2칸은 전퇴형식으로 마루를 깡라 개방하였고 나머지 간은 모두 거실로 이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 전각과 간장들의 대부분은 오늘날 그 자취를 찾을 수 없다.
19. 향 원 정 자경전에서 북쪽으로 좀더 올라가면 경복궁의 후원인 향원정이 나온다. 아름드리 고목들이 연못 위에 몸을 적시듯 휘늘어져 있고 물 위에 어리는 정자의 그림자가 가히 환상적인 곳이다. 1867년 고종임금이 건청궁을 경영할 때 그 남쪽에 연못을 파고 인공 섬을 만들어 향원정을 짓고 나무로 구름다리를 걸어 취향교라 했으며 아침, 저녁으로 소요하던 곳이다. 연못 위에는 예쁜 수련꽃이 피어있는데 정자의 이름이 '맑은 연꽃향기가 멀리 퍼진다'는 뜻이고 다리 이름이 '짙은 연꽃향기에 취한다'는 뜻이니 본디는 지금보다 우아한 연꽃들로 가득찬 모습이었을 것이다. 향원정은 보통 2층 이라고 하지만 누마루 밑의 구조까지 합치면 3층이 된다. 평면 6각의 중층 누각 건물로 연지에 가설된 목교를 지나면 도달한다. 누각은 얕으막한 기단 위에 장초석을 세우고 그 위에 6각주를 세워 가구하였는데 상하층 외록에는 퇴마루를 깔아 나간을 설치하고 1층 퇴마루에서 2층에 오르도록 하였다. 주간에는 전면 완자살창에 사분합을 달아 개폐하도록 하였다. 공포는 외일출목으로 주심포식과 익공식이 가미된 절충식 형식이다. 이 정자는 건축이라기 보다는 공예적 조형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내외부가 모두 미려하게 다듬어지고 비례감도 우수하여 조선말기의 궁궐내 정자로는 대표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다. 궁궐지에는, "二層 二翼工 外木 北有雲橋 卽醉香橋"라 되어있는 것을 보면 지금은 남쪽에서 나무다리는 건너게 되어 있지만 본래는 이 다리가 북쪽에 있어서 건청궁쪽에서 건널 수 있었다. 건청궁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6 25전쟁으로 부서진 다리를 복구하면서 관광객들이 들어오는 앞쪽을 향해 가설한 것이다. 건청궁이 복원된다면 언젠가는 이 다리도 제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향원정은 고종의 사랑을 받은 곳이지만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1456년 세조가 이곳에 취로정을 짓고 연꽃을 심었다는 기록이 있어 일찍이 경복궁의 후원으로 가꾸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 연못의 수원은 '차고 맑은 물의 근원'이라는 열상진원이라는 샘물인데 이 물이 향원지로 흘러가는 과정을 눈여겨 볼만하다. 샘에서 흘러나온 물이 둥근 수조에 모여 한번 멈추었다가 홈을 타고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판석 밑으로 숨어들었다가 다시 남쪽으로 꺾여진 수로를 타고 향원지로 흘러간다. 서쪽에서 흘러와 동쪽으로 들어간다는 명당수 개념을 도입하여 만든 것이네 여기에도 옛 사람들의 범상치 않은 생각들이 간직되어 있다. 또 향원지를 채운 이 물은 남쪽 호안에 뚫린 구멍으로 넘쳐 흘러 함화당과 집경당 땅밑을 지나 경회루로흘러가도록 되어 있다. 향원정은 주로 임금이 공을 세운 신하를 위로하고 군신이 함께 어울려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시회를 열던 운치있던 장소였지만 오늘날에는 취향교 나무다리의 출입이 통제되어 신선의 정자에 올라서 감회에 젖어 볼 수는 없다. 건축물은 사람들의 손때가 묻고 체취가 배일수록 윤이 나는 법인데 막무가내로 발길을 끊는 것은 건물의 보존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아쉬움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러나 물가의 나무그늘에 앉아서 못에 비치는 그 모습을 바라 보는것 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참고문헌 :
20. 건 청 궁 향원정 북쪽에는 궁궐에 어울리지 않는 양식건물 한 채가 있다. 이 건물은 일제시대에 일본인이 건청궁을 헐고 그 자리에 지은 물산장려관 건물이다. 해방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썼고, 종전까지만 해도 국립민속박물관으로 사용하였으나, 민속박물관이 궁궐 동쪽의 거창한 건물로 이전해 버려 방치되다시피 한 을씨년스러운 곳 이었는데 최근에 '진시황서울전', '고구려미술특별전'이 열려 많은 사람들이 찾은 곳이다. 돌이켜 보면 이 자리는 한 나라의 국모가 살해를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났던 건청궁 자리이다. 건물 동쪽에 서있는 '명성황후조난지지'라고 쓴 비가 그 때의 참상을 말해 주고 있다. 비석 동편 작은 건물에는 명성황후가 일본병에게 살해 당할 때의 모습을 원색으로 그린 그림이 있다. 어지러운 내실에는 유혈이 낭자하고 일본병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 당하는 왕비의 모습이 소름끼치도록 묘사되어 있다. 너무나 처참하고 안타까운 장면이라 눈을 돌리고 싶을 지경이다. 돌이켜 보면 명성황후의 파란 만장한 인생역정은 대원군의 부인인 부대부인 민씨의 천거에 의해 고종의 왕비로 간택되어 궁궐에 들어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민비가 왕비로 간택된 것은 외척이 적은 집안에서 왕비를 맞아들여 왕실과 정권의 안정을 도모 하려는 대원군의 복안에 의해서였다. 고종 초기에는 조대비가 수렴청정 하였고, 고종 3년으로부터 10년까지는 대원군이 실권을 장악하였으며, 고종 10년부터 20여년 간은 명성황후가 정권을 장악하여 왕의 대권이 위축되었다. 한편 고종 초기까지 비교적 평화롭고 조용하던 이 나라가 돌연 세계 열강의 각축장이 되면서 러시아, 일본, 청국 등의 압력이 증가되었다. 정국은 난마같이 어지러워졌다. 소위 친청파, 친로파, 친일파들은 외국의 세력을 끼고 분란을 일으켰고, 수구파, 개화파의 파당들은 세력쟁탈에 여념이 없었다. 거기다가 병인양요, 임오군란, 대원군 납치, 갑신정변, 동학혁명 등 별별 사건이 계속 발생하여 사실상 이때의 대한제국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았다. 갑신정변 이후 세력을 쓰던 청나라가 쇠하자 인천으로 상륙한 일본군대는 즉시 경복궁을 포위하였고, 수구파의 민씨 일족은 도망을 쳤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일본 군대가 궁성을 점령하였다. 이때 운현궁에 있던 대원군은 고종의 명을 받고 일본병들의 후위 아래 궁에 들어와 고종과 함께 정부개혁을 상의하였다. 드디어 고종은 민씨 일파를 파면하거나 귀양보내고 새로운 정부를 조직하였다. 청일전쟁이 끝나고 명성황후의 궁중파가 다시 세력을 펴게되어 정권은 또다시 민씨일파에 돌아갔다. 당시 일본인 오카모도를 비롯한 일본인 고문관은 정변의 중심인물인 명성황후를 제거하기로 결심하였다. 일인들은 드디어 건청궁에 돌입하여 왕비를 수색하였다. 이때 왕비는 건청궁 곤영각에서 불의의 변을 피하기 위해 나인의 옷으로 변장하고 병풍 뒤에 숨어 있었으나, 일병에게 끌려나와 무참히 살해되었다. 일본병들은 왕비의 사체를 거적에 말아 건청궁 동쪽에 있는 녹산에서 석유를 뿌리고 태웠다. 이때 왕비의 나이 불과 45세였다.
참고문헌 :
21. 동 십 자 각 동십자각은 경복궁의 동쪽 담과 남쪽 담이 만나는 모서리에 위치하고 있던 망루인데, 삼청동 들어가는 길을 넓힌다고 궁의 동쪽 담을 안쪽으로 밀어 넣을 때 담장과 이별하게 되었던 것이다. 동십자각의 반대편 서쪽 모퉁이에도 이와 똑같이 생긴 서십자각이 있었으나, 이것도 도로확장의 미명하에 철거되어 지금은 그 자취조차 찾을 길이 없다. 동십자각은 망루이기 때문에 그 날의 당직이 오르내릴 수 있는 통로가 있었다. 십자각 서쪽 면에 화강석으로 된 아취 형의 작은 문이 보이는데, 당시의 당직들이 이 문을 통해 드나들었던 것이다. 원래는 이문과 지상을 연결하는 계단이 담장에 의지하여 있었고, 다른 쪽에는 화강석 장대석을 약간 높이 쌓은 난간이 있었다. 그러나 경복궁 담장이 헐리면서 사지가 잘려 나가, 지금은 계단도 난간도 보이지 않는 축대만 덩그렇게 남아 있다. 평면은 정면과 측면이 모두 3칸 방형이며 축부구성은 하방과 창방만을 짜아 돌리고 주간에는 무벽의 개방식이며 바닥은 흙바닥으로 되었다. 공포는 이익공으로 주간에는 장화반을 넣어 끼우고 네귀에서 귀한대를 내어 추녀뒷몸을 받게 하였다. 처마는 겹처마이고 지붕은 사모지붕으로 옥정에는 정병통을 얹었으며 귀마루에는 양성을 발라 그 위에 잡상과 용두를 올려놓았다. 건물주변에는 여장을 쌓아 편문을 내었고 기단상부는 당초문의 조각장식을 베풀어 의장하고 있다. 십자각은 망루로서 고래로부터 있어온 궁궐조영제도에 따라 건립된 것이다. 궁궐이란 말은 궁과 궐의 합친 말로서 '궁'은 임금이 사는 규모가 큰 건물을 뜻하고, '궐'은 궁의 출입문 좌우에 설치하였던 망루를 지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동십자각은 '궐'에 해당되는 것이다. 만약 이것마저 경복궁에서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면 지금의 경복궁은 엄밀히 말해 '궁'이라고는 할 수 있으나, '궁궐'이라고는 할수 없을 것이 아닌가 ? 외톨박이 신세가 되었지만 동십자각이 이렇게 남아 있어 준 것만 하여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문헌 : '서울의 고궁산책' 허균, 효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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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주변에는 여장을 쌓아 편문을 내었고 기단상부는 당초문의 조각장식을 베풀어 의장하고 있다.
십자각은 망루로서 고래로부터 있어온 궁궐조영제도에 따라 건립된 것이다.
궁궐이란 말은 궁과 궐의 합친 말로서 '궁'은 임금이 사는 규모가 큰 건물을 뜻하고, '궐'은 궁의 출입문 좌우에 설치하였던 망루를 지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동십자각은 '궐'에 해당되는 것이다.
만약 이것마저 경복궁에서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면 지금의 경복궁은 엄밀히 말해 '궁'이라고는 할 수 있으나, '궁궐'이라고는 할수 없을 것이 아닌가 ?
외톨박이 신세가 되었지만 동십자각이 이렇게 남아 있어 준 것만 하여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문헌 : '서울의 고궁산책' 허균, 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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